사례 4주차 2026-08-13 · B2B 잠재고객 발굴 에이전트 연재

AI가 만든 발표 자료를 절반 넘게 다시 썼다 — 무엇이 어긋났나

클로드 코드로 발표 슬라이드 초안을 만들었더니 재료는 정확한데 고르는 기준이 내 것이 아니었다. 어긋난 4가지와, 다음엔 초안부터 방향을 맞추는 방법.

한 줄 요약 — AI에게 발표 자료를 맡겼더니 사실은 다 맞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절반 넘게 고치면서 알게 된 것.

이런 분께 — AI에게 발표 자료나 보고서 초안을 시켰는데, 틀린 건 없어 보이는데 자꾸 손이 가는 분.


Before — 재료는 다 있었다

4주 동안 만든 게 있었다. 학습일지 13편, 사례글 13편, 회고 4편, 스크립트 12개, 그리고 그날 정오에 실제로 돌아간 자동화 결과까지.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렇게 부탁했다.

“4주 챌린지 발표 자료 만들자. B2B 리드젠 에이전트 프로젝트야.”

초안 9장이 나왔다. 예쁘고, 사실관계도 맞았다. 그런데 넘겨볼수록 이게 내 발표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이 어긋났나 — 4가지

AI 초안내가 원한 것
”싸고 거칠게 많이 → 비싸고 정확하게 조금” 깔때기 그림실제로 만든 다섯 단계 흐름
”잘 도는 것보다 잘 멈추는 게 어려웠다” 같은 문학적 표현뭘 했는지 알 수 있는 기술적 서술
AI가 고른 “제일 어려웠던 것” (오탐 회사 걸러낸 이야기)내가 실제로 힘들었던 것 (연결 오류, 승인 팝업)
결과 표에 직원수·매출액왜 잠재고객인지 · 뉴스 신호

전부 “틀린 것”이 아니라 “고른 것이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처음엔 뭐가 불편한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어떻게 고쳤나 — 실제로 한 요청들

1) “이 슬라이드 설명해줘”가 뜻밖의 검증이 됐다

깔때기 슬라이드가 계속 걸렸다. 그래서 고치라고 하는 대신 이렇게 물었다.

“pg. 3 의 내용을 설명해줘. 잘 이해가 안되”

설명을 듣다가 사실관계 문제가 드러났다. 118,581 → 577 → 30으로 좁혀지는 그림이었는데, 확인해보니 시트의 30곳은 그 파이프라인을 타고 온 게 아니었다. 파이프라인은 만들어뒀지만 실제 흐름에 연결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고치라고 했으면 못 찾았을 것이다. “설명해줘”가 검증이 됐다.

📸 여기에 초안의 깔때기 슬라이드 스크린샷을 넣으면 좋아요

2) 톤을 정확히 지적했다

“현재 pg. 4 의 전반적인 표현이 너무 추상적이고 문학적인 표현이다.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기술적인 내용으로 적어줘”

이 한 번의 요청으로 슬라이드가 완전히 바뀌었다. “잘 멈추는 게 어려웠다” 같은 문장이 증상 → 원인 → 고친 방법 표로 바뀌었고, 실제 명령어와 에러 문구가 들어갔다.

3) 내용은 내가 직접 줬다

“제일 어려웠던 것”은 AI가 고른 것과 내 기억이 아예 달랐다. 그래서 목록을 직접 적어줬다.

“pg. 8 제일 어려웠던 것은 1. 구글 MCP 설정을 클로드코드가 알려줘서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되었다가 며칠 뒤 에러 발생. 근본 원인을 못 찾음. 그래서 gws CLI로 해결 2. 기업 조사 과정에서 ‘허용’을 묻는 단계가 기업 1개당 3~4번. ‘완전 허용’은 위험하다고 해서 며칠 고민. 다시 논의하니 다른 해법을 알려줌 (다만 기술적인 내용이라 나는 충분히 이해 못 함)”

여기서 “나는 충분히 이해 못 함”까지 그대로 쓰라고 한 게 나중에 이 발표에서 제일 정직한 부분이 됐다.

4) 뺄 것을 정했다

  • “pg. 11 전체 삭제” — AI가 결론이라며 만든 슬라이드
  • “현재 pg. 8의 잘못된 기업 선정 fix 한 것은 일단 제외 (향후 improve 할 내용으로 넣고 싶어)” — 성과가 아니라 진행 중인 과제로 위치를 옮김

넣는 것보다 빼는 것에서 방향이 더 분명해졌다.

After

초안최종
장수9장12장
손댄 슬라이드3~11번 (타이틀·마무리 빼고 거의 전부)
무게중심만든 것 자랑어려웠던 것과 그 원인
”어려웠던 것” 분량슬라이드 1장에 4칸각각 한 장씩, 총 3장

그리고 고치는 과정에서 뜻밖의 소득이 있었다. 8월 3일부터 못 풀던 연결 오류의 원인을, 발표 자료를 만들며 기록을 다시 뒤지다가 찾았다. 그때는 “권한 오류”로만 보였던 게 사실은 테스트 상태 OAuth의 7일 토큰 만료였다.

가져가서 쓸 것

AI에게 발표 자료를 시키기 전에 정해줄 것

  • 말하고 싶은 핵심 3가지 — 이게 없으면 AI가 “있는 재료 중 그럴듯한 것”을 고른다. 그건 내 기준이 아니다
  • 제일 어려웠던 것 목록 — AI는 로그에 많이 남은 걸 고르지, 내가 밤에 잠 못 잔 걸 고르지 않는다
  • — “문학적 vs 기술적”, “성과 중심 vs 과정 중심”을 미리 말한다
  • 뺄 것 — 자랑하고 싶지 않은 것, 아직 진행 중인 것
  • 듣는 사람 — 같은 내용도 대상에 따라 고르는 게 달라진다

초안을 받은 뒤 쓸 문장 두 개

이 슬라이드 내용을 설명해줘. 잘 이해가 안 돼.
→ 고치라고 하기 전에 이걸 먼저. 사실관계 오류가 드러난다.

표현이 너무 추상적이다. 실제로 뭘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기술적으로 적어줘.
→ 톤이 한 번에 바뀐다.

배운 것

AI 초안이 어긋난 건 재료 문제가 아니라 기준 문제였다. 사실은 전부 맞았다. 다만 그중 무엇을 앞에 둘지를 정하는 건 내 몫이었는데, 그걸 안 정해주고 시작한 게 절반을 다시 쓰게 만들었다.

그리고 고치면서 얻은 게 하나 더 있다. 내가 이 프로젝트에서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더 또렷해졌다. 초안을 그대로 썼으면 그건 몰랐을 것이다. 시간은 많이 썼지만 헛되지는 않았다.

다음에 발표 자료를 부탁할 땐, 만들어달라고 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말 세 줄”부터 써서 줄 생각이다.